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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끌어들여 習 팽창주의 압박…中은 대서양 동맹 빈틈 노려

■우크라이나 전쟁 3년…재편되는 국제 질서

[종전협상 '키' 잡은 트럼프]

美, 유럽 안보비용 대폭 줄이고

'逆 닉슨전략' 으로 中 포위 나서

["美 못믿어" 유럽 독자행보]

英, 러에 최대 규모 추가제재 예고

EU, 러 동결자산 403조 압류 검토

[中, 다자주의로 유럽 균열 노려]

왕이, 유럽순방서 총리 잇따라 만나

"이해충돌·지정학적 갈등도 없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1991년 소련 해체 후 30여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신냉전’의 구도는 비교적 단순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등 권위주의 반서방 진영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을 맞이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이라는 초대형 변수가 등장하면서 국제 질서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 주요 2개국(G2) 갈등이라는 핵심 요소는 공고해졌지만 미국과 주변국의 관계는 기존 경로를 벗어나 복잡다단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①미국의 역(逆)닉슨 전략=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교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를 두고 ‘역닉슨 전략’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1970년대 초 중국과 소련 간의 균열을 심화시키기 위해 적대적인 대중 정책을 뒤집고 중국과 가까워지려 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시도를 트럼프 대통령이 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러 고위급 회담 후 “러시아와 지정학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놀라운 기회가 있다”고 언급, 러시아를 이용해 중국을 포위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1970년대와 지금은 상황이 다른 만큼 미국의 전략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중국과 소련은 1969년 국경분쟁을 치렀고 서로를 정통 공산주의에서 이탈했다고 비난하는 등 균열 양상을 보였지만 최근 몇 년 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에 없는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②‘대서양 동맹’ 빈틈 공략하는 中=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이 흔들리고 있으며 빈틈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유럽이 방위비는 내지 않으며 미국의 안보에 무임승차 하고 있고 무역에서도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뿌리 깊은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번 주 정상회담을 앞둔 프랑스와 영국을 겨냥해 “그들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저격했다. 미국과 유럽 관계에 균열을 내려고 시도했던 중국은 틈을 더 벌리기 위해 전방위적인 외교력을 펼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한 유럽 순방에서 독일·영국·아일랜드 등의 총리와 잇따라 만나 “중국과 유럽 간에 근본적 이해 충돌은 없고 지정학적 갈등도 없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미국과 달리 ‘다자주의’를 외치며 국제사회의 리더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③"美 믿을 수 없다" 유럽선 안보 강화 움직임=유럽에서는 자체 핵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독일 유력 총리 후보인 기독민주당(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최근 “영국·프랑스와 핵 공유 또는 최소한 두 나라의 핵 방위가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츠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프랑스의 유럽 군사 협력 강화, 특히 핵 방어 계획에 오랫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독일이 전략적 변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친러 행보를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전쟁 발발 3주년이 되는 24일에 맞춰 러시아에 대한 최대 규모의 추가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도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국가 자산 2800억 달러(약 403조 원) 중 일부를 압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④中, 대만 침공 가능성 높아져=최근 워싱턴을 찾은 전직 외교관은 “미국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종전에 합의한다면 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중국은 ‘대만을 침공해도 되겠다’고 해석할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최고경영자(CEO) 알리나 폴리아코바도 러시아에 유리한 종전 합의에 대해 “중국의 대만에 대한 잠재적 침공과 관련해 미국이 훨씬 개방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격”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계속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고 강조하고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파나마운하의 통제권을 주장하는 것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국제사회에 명분을 제시할 때 ‘미국도 신제국주의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대만 침공의 정당성을 내세울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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