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484명(오후 6시 기준)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인근 문화재 사찰은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확산되면서 주변 도로·철도가 통제되기도 했다.
의성군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이날 오전 11시 24분께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던 중 발생한 실화(실수로 발생한 화재)에서 시작됐다. 이 성묘객은 직접 119에 신고했다. 이에 산림청은 오후 1시 5분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나 불길이 진압되지 않자 오후 2시 10분께 산불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피해 추정 면적이 100∼3천㏊ 미만에, 초속 11m 이상 강풍이 불고 진화 시간이 24∼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오후 9시 기준 의성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의성군에 있는 비지정 문화재 운람사가 불에 타는 등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의성읍 일대 산불로 인해 중앙선 안동∼경주역 구간 열차 7대 운행을 중지하기도 했다. 승객들은 대차 버스를 이용해 경주역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겪었다.
산불은 최초 발화 지역인 괴산리에서 의성읍 일대로 번졌다. 의성군에 따르면 의성읍 철파리와 안평면 신월리 등에서 주민 484명이 의성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의성읍 요양병원 환자 150명은 안동도립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성휴게소 인근에서도 산불로 검은 연기가 확산되자 한국도로공사는 오후 5시부터 순차적으로 청주영덕선 서의성IC∼안동분기점 양방향, 중앙선 안동분기점(상주방향) 등 2곳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다만 휴게소 인근 산불이 안평면 괴산리 산불이 번지면서 시작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산림 당국의 잔화 작업에도 한 때 30%까지 올라갔던 산불 진화율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의 영향으로 오후 7시 4%, 오후 9시 3%로 떨어졌다. 산림 당국은 해가 지자 헬기를 철수시키고 야간 진화 작업에 전문진화대 등 인력 1355명과 진화차 등 장비 124대를 투입했다. 진화 대원들은 방화선을 구축하고 주택 등 민가로 화재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한다.
의성군은 화재 진화 후 특별사법경찰관을 통해 실화를 발생시킨 성묘객을 조사한 뒤 관련 법에 따라 고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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