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선고 사흘째인 6일에도 대통령 관저를 지켰다. 대통령실은 6일 매주 일요일마다 열었던 고위 참모진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 등 빠르게 와해되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한남동 관저 퇴거 시점은 일러도 오는 9일 전후가 돼야 할 전망이다. 관련법은 탄핵시 퇴거 시한을 못 박진 않았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된 지 이틀 뒤 청와대를 떠난 바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번 주 중반부는 돼야 퇴거가 가능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퇴거시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초 관저 정비가 안돼 6개월 간 자택인 이곳에서 출퇴근을 한 바 있다. 다만 제3의 장소도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로비스타는 700가구가 넘는 고층 주상복합으로 경호가 용이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고, 윤 전 대통령이 기르는 반려견들을 키울 수 있는 별도의 장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서초동 자택으로 되돌아간 뒤 제3의 장소로 거처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는 적막함만 감돌았다. 상당수 참모진들은 이날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의 흔적도 빠르게 지워지고 있다. 대통령실 온라인 홈페이지는 잠정 폐쇄됐고, 윤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계정의 안내문도 기존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입니다’에서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입니다’로 변경됐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매주 일요일 수석급 이상 고위 참모진 회의를 주재해왔으나 이날은 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향후 참모진 회의 개최 여부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 파견된 대통령실 참모진들도 조만간 거취를 정리하고 당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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