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요구해온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정부의 추경안이 12조 2000억 원 수준에 그치자 “턱없이 부족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안과 민주당 입장의 간극이 3조 원가량 벌어지면서 대선 정국과 맞물려 진행될 국회 추경 논의도 진통이 예상된다.
홍성국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500조 원인데 12조 원이면 0.5%도 채 안 된다. 100만 원 버는 사람한테 5000원을 추가로 소비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며 “해도 해도 너무하고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비판했다.
홍 최고위원은 “영남권 산불에 이어 관세전쟁 후폭풍이 밀려오고 있고, 그 이전에 서민 경제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는 정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자유주의 기반의 현 정부 집권 세력들은 자신들의 임기 내에 국가부채를 늘리지 않겠다는 헛된 의무감이 있는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추경) 금액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인 안도걸 민주당 의원 역시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당초 요구했던 ‘35조 원’안이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정도 올리기 위한 수치였다”며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0.7%까지 하향 조정하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12조 원 ‘찔끔’ 추경으로는 마중물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최대한 추경 규모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허영 의원은 “늦게나마 추경안이 제출돼 다행”이라며 “내수 진작과 경기 하방 방어를 목표로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지역화폐’ 등 정부가 반대하는 항목을 요구할 경우 증액 논의 과정에서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다음 주 국회를 찾아 추경에 대한 시정연설에 나선다. 권한대행이 시정연설을 하는 건 1979년 11월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이었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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