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 경위를 설명해달라는 글을 올린 지방 검찰청장(검사장)들이 대거 좌천성 인사를 받았다. 이에 김창진 부산지검장과 박현철 광주지검장은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부적절한 표현으로 조직 명예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해 검찰 조직 기강 확립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11일 법무부는 대검검사급 검사 4명의 신규보임, 대검검사급 검사 4명의 전보 인사를 15일자로 냈다. 이른바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에 대해 지난달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사실 관계를 해명하라는 글을 쓴 검사장 18명 중 박혁수 대구지검장과 김 지검장, 박 지검장이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갔다. 이날 오후 늦게 인사가 나자 김 지검장과 박 지검장은 사직서를 내기로 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하는 글을 올린 정유미 대전고검 검사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가며 대검검사급에서 고검검사급으로 강등됐다.
당시 검사장 18명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에 대한 경위를 요구했다. 여기에는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과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이름은 빠졌다.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은 노만석 전 검찰총장 권한대행에 대한 항의성 내용이었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정 장관은 ‘반발한 검사장들을 징계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자 지난달 17일 항소 포기에 함께 반발한 박재억 수원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같은 날 송강 광주고검장도 법무부에 사직서를 내며 일단락이 되는 듯 보였다.
검사장 사의 등으로 자리가 빈 수원지검 검사장에는 김봉현 광주고검 검사가 보임됐다. 정지영 고양지청 지청장과 김남순 부산고검 울산지부 검사는 각각 대구지검장, 부산지검장으로 간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한 김종우 부천지청 지청장이 광주지검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업무 수행 등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한 것을 비롯해 검찰 조직의 기강 확립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greenligh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