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끄는 경제사절단이 미국을 찾아 조선업 협력과 에너지 수입 확대 등 양국 간 산업 시너지 방안을 제안했다. 백악관 측은 “20여 개국 경제사절단 중 한국과의 논의가 가장 생산적”이라며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3∼4주 동안 세계 최대 기업 중 일부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해 우리 기업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대한상의는 경제사절단이 19~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대미(對美) 통상 민간 아웃리치’ 활동을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최 회장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은 지난 8년간 1600억 달러 이상을 미국 제조업에 투자했다”며 “8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상당수가 연봉 10만 달러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를 넘어 경제동맹으로 발전해온 양국 관계는 이제 첨단기술과 미래 가치를 선도하는 파트너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사절단은 △조선 △에너지 △원자력 △인공지능(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며 미 정부 정책의 예측 가능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20여 개 경제사절단을 만났는데 한국과의 논의가 가장 생산적이었다”며 향후 추가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사절단은 미 재무부와도 만나 한국 기업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세금 납부 등 미국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부분을 강조했고 금융 기능 활성화를 통해 투자를 촉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기업들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일자리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3∼4주 동안 세계 최대 기업 중 일부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는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를 언급하면서 “브라이언이 방금 아주 큰 규모로 (미국에) 진출할 대기업에 대해 말해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아주 많은 대기업에서 전화를 받았다. 그들은 관세를 이기고 싶어하는데 방법은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폭탄을 피하려면 미국 땅에 공장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투자 계획을 발표할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리 기업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둥지를 틀어 미국 내 신흥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꼽히는 조지아주에는 현대차(005380)와 기아·LG에너지솔루션·LG화학·SK온·SKC·한화큐셀 등이 진출해 있다.
한편 최 회장은 미국에 머물며 환태평양대화(TPD)를 통해 대미 아웃리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절단에는 김원경 삼성전자(005930) 사장과 유정준 SK온 부회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 등 26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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