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에서 주말이나 휴일에도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주7일 배송’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패션 업계에서도 ‘빠른 배송’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송 속도를 내세운 패션 플랫폼들이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면서 관련 거래액이 크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올리브영을 필두로 한 뷰티 플랫폼이 빠른 배송을 통한 매출 증가에 성공하면서 패션 플랫폼들도 이에 발맞춰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1~2월 패션플랫폼 ‘지그재그’의 직진배송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그재그의 직진배송은 △일반 배송과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일반 배송은 밤 12시 전 주문 시 다음날 도착하는 서비스이며, 당일 배송은 오후 1시 전 주문 시 당일 도착, 새벽 배송은 밤 10시 전 주문 시 다음날 아침 도착한다. 현재 당일배송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외에도 천안·아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새벽 배송은 서울 지역만 대상으로 제공 중이다.
직진배송 서비스는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직진배송 거래액은 2023년 대비 60% 증가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의 거래액은 70%나 늘었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직진배송을 시행하면서 전년 대비 거래액이 무려 30배 이상이나 급증했다”며 “두 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브랜드나 쇼핑몰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패션플랫폼 ‘에이블리’의 빠른 배송 서비스 ‘오늘출발’ 거래액도 급증세다. 오늘출발은 주문 당일 배송 출발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올 1~2월 거래액이 지난해 11~12월 대비 115%나 증가했다. 에이블리는 “지난달에는 쇼핑몰 ‘니어웨어’와 ‘베이델리’가 오늘출발을 통해서만 억 대 거래액을 기록했다”며 “니어웨어의 오늘출발 거래액은 약 6.4배, 베이델리는 4.7배 가량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무신사는 2023년부터 밤 10시 전 주문시 다음날 도착을 보장하는 ‘플러스 빠른배송’을 운영하고 있는데, 약 6000개의 상품이 플러스 빠른배송 대상이다.
이처럼 배송 기간을 단축한 각종 플랫폼들의 성장세는 그만큼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패션 플랫폼들보다 앞서 빠른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뷰티 플랫폼 올리브영 온라인몰의 성장 사례가 패션 플랫폼들의 빠른 배송 도입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올리브영 온라인몰 중 ‘오늘드림’은 전체 주문 중 48%를 차지했다. 이는 2023년 40%보다 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2018년 12월 출시된 오늘드림은 전국 각지의 올리브영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함으로써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배송하는 서비스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사이 주문에 대해 3시간 이내 도착을 목표로 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간 오늘드림 매출은 연 평균 5배를 웃돌았다”고 강조했다. 패션·뷰티를 다루는 여타 유통 플랫폼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홈쇼핑 업계 최초로 올해 1월부터 주7일 배송을 시작한 CJ온스타일은 올들어 2월까지 두달간 토요일 주문량이 전년 같은기간 대비 약 40% 증가했다. 패션 및 프리미엄 뷰티 수요가 특히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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