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그룹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숏폼 콘텐츠 시장을 공략한다. 이와 함께 인터넷 TV(IPTV) 플랫폼 지니 TV에 AI 에이전트를 탑재한다. 2026년까지 약 5000억 원을 투자해 미디어 사업을 그룹의 3대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은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토크’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미디어 사업 전략인 ‘KT 미디어 뉴 웨이’를 발표했다. 전략은 △AI 플랫폼 △AI 콘텐츠 △사업 모델 혁신 등 3가지 축으로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플랫폼 이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김 전무는 “소수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IPTV 시청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정체하고 콘텐츠 제작 원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데엔 한계가 있는 만큼 AI를 동력으로 삼아 KT 미디어만의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우선 KT그룹은 AI 기술로만 제작된 숏폼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스튜디오지니는 AI 기반 숏폼 제작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외 주요 플랫폼과 약 20편의 공동제작을 협의하는 등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전환한다.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숏폼드라마 전 제작 공정에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특화된 제작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리메이크나 공동 제작 등을 현지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PTV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에도 AI가 도입된다. 지니TV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아래 올 상반기부터 미디어 AI 에이전트(비서)가 단계적으로 탑재된다. 이를 통해 지니 TV 가입자는 대화형 거대 언어모델(LLM) 기반으로 더욱 직관적인 콘텐츠 탐색과 시청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ENA 채널에서 방영한 군대 배경의 유쾌한 드라마가 뭐였지?”라고 물으면 AI 에이전트가 지니 TV 오리지널 ‘신병’을 찾아 바로 시청 가능한 VOD로 연결해 주는 식이다.
한편 김 전무는 티빙·웨이브 합병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대해 “KT 입장에서 티빙에 대한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미디어 사업 전반에 거쳐 강력한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맺은 제휴였다”며 “웨이브의 지상파 콘텐츠 독점력이 떨어지는 상황인데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성장의 방향성, 가능성이 티빙의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병 찬반에 대한 여부와 관련해 “CJ 측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고 KT의 공식적인 입장은 적절한 시점에 밝힐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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