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정책 기구인 ‘성장과통합’이 은행권 재원으로 상생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은행의 과도한 이자 수익에 기여금을 물리는 횡재세와 법정 최고금리를 10%대로 낮추는 방안도 들여다본다. 이 가운데 횡재세 도입과 최고금리 인하는 기구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사안 자체가 시장 원리를 깨뜨릴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성장과통합은 이 같은 내용의 은행권 사회 공헌 및 서민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성장과통합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정부가 은행에 독점 영업권을 허용해줬는데 여기서 대규모 지대가 발생한 만큼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졌을 때 은행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횡재세는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많아 공약에 최종적으로 담을지 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당내에서 거론돼왔던 사안인 만큼 일단 논의 내용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생기금의 경우 은행에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출과 채무 조정, 컨설팅 등을 일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조성한 자금의 일부는 벤처 투자에 쓰거나 한계 중소기업에 투입해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서민 이자 부담 경감을 이유로 연 20%인 법정 최고금리를 10%대로 낮추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금융권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기업인 은행은 이익을 창출하고 주주에게 이를 배분하는 게 중요하다”며 “금융 규제를 풀어 민간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자금이 흘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상생기금과 횡재세는 섣부른 조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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