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퇴직 임원을 대상으로 퇴임을 통보하면서 사장단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최근 사업지원실로 확대 개편한 뒤 단행하는 첫 사장단 인사다. 사법 리스크를 벗어난 이재용 회장이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뉴삼성’의 기틀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퇴직 대상 임원들에게 퇴임 통보를 시작했다. 통상 삼성전자는 연말 인사를 앞두고 조직 안정을 위해 퇴임 통보를 시작한 후 2~3일 내 사장단 인사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1일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년간 11월 말에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올해 사장단 인사는 예년보다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7월 10년 가까이 지속된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이 회장은 최근 국내외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의 행보에 맞춰 삼성전자는 이달 초 회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실을 상설 조직으로 격상했다. 이번 인사는 인공지능(AI) 중심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경영 방향에 맞춰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인사를 통해 AI전환(AX)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사장이 DX부문장으로 승진해 AX의 키를 잡을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노 사장이 약 5년간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동안 갤럭시 스마트폰은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올 7월 출시한 갤럭시Z 폴드7·플립7도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다. 노 사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될 MX사업부장은 갤럭시에 AI 기능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일부 사업부 수장 교체가 예상된다. 업계는 시스템LSI사업부의 사장 교체를 예상하고 있다. 2022년부터 박용인 사장이 지휘하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한 플래그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는 품질 이슈로 갤럭시 S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이 겸임 중인 메모리사업부도 사령탑 교체가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올해 2월 사내이사가 된 송재혁 DS부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TV수요 정체에 중국 등 다른 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적자를 기록 중인 비주얼디스플레이(VD)사업부도 수장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반등 모멘텀을 이어가는 동시에 AI·헬스케어·전장 등 향후 신사업을 새 동력으로 안착시켜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이재용 회장도 운신의 폭이 넓어진 만큼 대대적 인사를 통해 사업 및 조직 혁신에 힘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j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