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1일부터 대량·바스켓 매매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다음 주 테스트에 돌입합니다.”
김학수(사진)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전산적으로는 모든 준비를 끝마쳤고 31일부터 800종목 거래가 시작되면 대량·바스켓 매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량·바스켓 매매는 여러 종목을 하나의 묶음으로 거래함으로써 거래 비용 절감과 시장 충격 완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식을 뜻한다. 즉 대체거래소(ATS) 개장 한 달간의 운영을 토대로 다음 달부터는 본격적인 복수 거래소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김 대표는 투자자 보호와 편의성을 위한 ATS 시스템의 안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ATS가 출범하면서 일부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거래가 지연되는 일이 있었고 기관들의 대량·바스켓 매매는 아직 첫발을 떼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는 “거래소가 두 개가 되다 보니 증권사 입장에서는 트래픽이 예상보다 더 많았던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킷브레이커(일정 상황에서 거래를 중단하는 제도) 발동 시 10초가량의 시차가 있었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는 최대한 예방하고 실제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재점검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넥스트레이드는 오류가 발생했을 때 부서별·인력별 등 복수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복수 거래소 체제가 자리를 잡고 있고 거래 종목이 확대되면서 거래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야간 거래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TS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점은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며 “110개 종목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하고 프리마켓(오전 8시~오전 8시 50분)에서 1만 8000명이,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오후 8시)에서는 1만 7000명이 거래를 했는데 3만 5000명이 참여하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당초 목표를 “3년 내 시장점유율을 10%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는 현재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에 시장점유율을 10%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31일부터 거래 종목이 800개로 늘어나고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의 거래가 ATS에서도 가능해지면 거래량은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기준 110종목이 거래되는 가운데 거래 대금이 1000억 원을 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일본이나 호주는 ATS의 점유율이 10%를 넘는 데 10년이 걸렸다”며 “한국은 개장하고 그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ETF도 유동성 공급자(LP)가 필요하고 더 큰 용량의 서버 등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시스템으로 ETF 거래를 하는 데 부족한 점은 없는지 등을 검토해 착실히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면서 ATS의 역할을 확대해나가고 싶다는 포부도 나타냈다. 그는 “예컨대 토큰증권(ST) 같은 경우 처음 한국거래소에 도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대체거래소를 통해 새로운 상품들을 테스트하는 게 나은 방안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미국에서는 24시간 거래를 논의하고 있듯 인프라가 더욱 발전한다면 우리 시장을 되돌아보면서 거래 시간 연장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1만 8000명인 애프터마켓 참여자가 더욱 늘어난다면 거래시간 확대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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