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성장 엔진 탑재를 위한 인수합병(M&A)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다짐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재용 회장이 위기 돌파를 위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히 행동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반격을 예고한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변화와 하반기 업황 회복을 기대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145% 높여 잡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역량 확보는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 조건”이라며 “M&A를 계속 추진해왔지만 아쉽게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는 더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M&A 주요 후보군으로는 AI와 로봇·메디테크·공조 분야가 꼽힌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초기 대응이 늦었다”면서도 “이르면 2분기부터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또 “내년에 다가올 HBM4와 커스텀(맞춤형) HBM에서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후발 주자에 밀리며 위기론이 불거졌는데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적극적인 M&A 의지를 드러내고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 복원의 결기를 다지면서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7조 8150억 원에서 19조 1250억 원으로 높였고 전사 영업이익은 29조 4410억 원에서 40조 7510억 원으로 38%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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